[강원도민일보] 천년 이어온 문화의 힘, 세계로 꽃피우다 (2025.5.23)

강릉단오제위원회 | 조회 69 | 작성일 :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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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등록 치열했던 2005
‘강릉단오제’ 세계유산 후보작 선정
신청 파일 작성·글로벌 홍보 노력
경쟁 강화·중국 견제 등 난관 극복
시민 결속력·전승 의지 등재 밑거름
2005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록
선정 20년, 지구촌 축제로 지속 성장

지난 2005년 11월 고작 인구 23만명의 대한민국 소도시 강릉은 전 세계의 이목을 단 번에 끌었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자발적인 시민들의 운집력과 전승보존을 위한 결속력을 보여준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문화의 힘으로 숱한 아시아 축제 중 처음으로 문화 월계관을 차지했다. 국내 무형유산으로는 3번째로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기쁨의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강릉 시내는 애드벌룬과 함께 경축 현수막이 터널을 이루는 등 자축 분위기가 연일 이어졌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고, 강릉단오제는 여전히 지구촌 축제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 선정 20주년을 맞았다. 세계유산 등록의 꿈을 이루기까지 치열했던 당시 상황들을 되짚어봤다.

■유네스코 등록 위해 한마음 한뜻

강릉단오제가 세계무형유산 국내 후보작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00년 10월.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당시 국내 103개 기예능 종목에 대한 심사를 벌여 강릉단오제를 2005년 후보작으로 선정했다. 이때부터 문화재청과 외교통상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강릉시, 강릉문화원을 비롯해 국내 20여명의 민속학계 최고 권위자들은 신청파일 작성 등의 준비 작업을 벌였다. 신청 파일 작업은 만 3년 동안 계속돼 2004년 말 10분과 2시간짜리 영상물, 100컷의 사진자료, 150쪽의 국영문 파일이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됐다. 강릉에서는 세계를 겨냥한 단오제 알리기 활동이 대폭 강화돼 2004년 6월 17일 간 단오제를 중심에 놓고 국제 관광민속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2004년과 2005년 6월에 무형문화유산의 보존 전승을 위한 국제 시장단 회의와 전문가 워크숍,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각국 도시간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국제 워크숍을 연달아 개최, ‘강릉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무형유산 보호 노력에 앞장섰다. 강릉단오제보존회는 해외로 발을 넓혀 지난 2001년과 2003년 프랑스, 2004년 일본, 2005년 독일 러시아 등지에서 단오 굿과 관노가면극 등이 초청 공연을 실시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강릉시는 2005년 5월 유네스코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무형유산 발전기금 20만달러를 기탁하기도 했다.

■산넘어 산 중국의 딴지까지

강릉단오제의 유네스코 지정까지 만만치 않은 경쟁을 뚫어야했다. 당시 세계 각국이 자국의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적극 나서면서 2년마다 실시되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록 신청에 매번 신청 작품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더욱이 중국의 견제도 받아야했다.

지난 2004년 초부터 중국에서는 인민일보 등이 문화부 차관 등의 발언을 인용해 “단오절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는 것은 중국 민족의 치욕”이라는 논조의 보도를 하면서 인터넷 매체와 신문 등에서 강릉 단오제의 인류유산 등록 추진을 겨냥해 시비를 거는 보도가 잇따랐다.

당시 중국발 단오 보도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록을 앞두고 있는 시기적으로 민감한 때에 나오면서 곤두선 신경으로 중국의 움직임을 살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당시 유네스코 일부 위원들의 임기만료 시기가 도래하면서 총 18명의 유네스코 심사위원 중 우리나라 임돈희 교수(동국대) 등 9명이 빠지고, 중국 측 인사가 새로 심사위원에 편입됐다. 이는 최종 심사과정에서 중국 측이 억지 주장을 펼칠 경우 우리 측 입장을 대변할 통로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강릉단오제 ‘문화월계관’을 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UNESCO)가 선정·지원하는 ‘세계 인류 구전(口傳) 및 무형(無形) 문화유산 걸작’ 등록의 꿈을 마침내 이뤘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네스코는 지난 2005년 11월 25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인류무형문화유산 등록 후보들에 대한 최종 심사결과를 발표, 강릉 단오제를 인류유산으로 등록했다고 선포했다.

이로써 무형유산으로는 국내 세번째 세계유산으로 등록됐으며, 강원도는 유·무형을 통틀어 첫 인류유산을 탄생시켰다. 당시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전문가가 심사위원에 포함되지 않았고, 3회 연속 유산 등록국으로서 타 국가들의 형평성 제기, 중국의 단오제 공동등재 시도 등 난관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단오제의 독창성을 홍보·선양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통신사는 “한·중 간에 분분했던 단오절 문화유산 신청 경쟁은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고 평했다.

선정 직후 강릉 전체는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강릉시와 강릉문화원, 단오제보존회를 비롯한 무형문화단체들은 시청 앞 광장에서 임영대종 타종, 불꽃놀이, 민속 공연 등 대규모 자축행사를 열고 세계유산 등록 기쁨을 나눴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