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강릉단오제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 전영래 기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가 지난 6일 개막한 가운데 연일 구름인파가 몰리며 축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개막 이틀째인 7일 오후 '천년의 축제' 강릉단오제가 열리고 있는 강릉 남대천 일대는 신명나는 축제장으로 변해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강릉단오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좋은 기운을 받아들인다는 창포물 머리감기와 단오부채 만들기, 강릉단오제 음식의 백미인 수리취떡 시식 부스는 이를 체험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또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복 체험부스에서는 평소 입지 않던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의정부에서 올해 처음 단오장을 찾았다는 박진경(여.40)씨는 "옛부터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이렇게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머리를 감아 보니까 너무 부드럽고 옆에서 도와 주시는 분이 정성꺼 감겨주셔서 정말 좋았다. 강릉단오제가 규모가 작은 줄 알고 왔는데 와서 보니 규모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고 체험할 것도 많아 남편과 함께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복 체험부스에서 만난 한해솔(12. 인천) 군은 "한복을 순서대로 입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색달랐다. 여기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 같은 것을 많이 배운 것 같다"며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기분과 감정들을 느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농악 경연이 이어지는 무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신명나는 가락에 어깨춤이 절로 나오고, 하늘 높이 치솟는 그네타기는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특히 장정들의 힘 겨루기가 펼쳐진 씨름판에서는 승부가 날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쏟아내기도 했다.
2024 강릉단오제 주제는 '솟아라, 단오'로 용의 기운이 솟아라, 희망이 솟아라, 그리고 강릉단오제의 위상이 솟아라 라는 뜻으로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과 강릉을 알리고 있는 강릉단오제의 위상이 솟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 데 담았다.
올해 단오제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을 비롯해 국가 지정 문화재행사, 시민참여행사, 민속놀이 행사 등 12개 분야 64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채로운 공연이다. 강릉단오제의 난장, 공연, 체험을 이머시브 (무대와 객석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자유로운 공간 형태를 제공하는 공연) 형태로 구성한 추억의 단오를 행사장에서 처음 만나볼 수 있다. 과거의 단오장을 재현해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울리는 '추억의 단오' 공연이 벌써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아리마당과 씨름장의 위치를 변경했고 난장 구역을 강남동의 경우 오락, 중앙동의 경우 스낵과 공산품으로 분리해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 단오장 드레스코드를 한복으로 정하고 한복입기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단오제 대표 음식인 감자전과 막걸리(1리터)의 가격을 6천 원으로 통일하고, 식당 가격표 사전 고지와 바가지요금 상시점검을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축제장에서의 바가지 요금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강릉단오제위원회 김동찬 위원장은 "'솟아라, 단오'라는 주제에 맞게 흥과 신명이 솟는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국내외 다양한 민속공연이 펼쳐지는 강릉단오제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축제 열기는 주말을 기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