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일이다.
그 날이 오면 수 만명의 사람들이 무언에 홀린듯 남대천 일대를 찾아 흥에 취한다. 강릉을 처음 찾는 외지인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집력에 그저 경이롭다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휘영청 달 밝은 밤 헌미(獻米)로 빚은 신주를 마시며 얼큰하게 취해 발그레진 볼을 한 채 너도나도 신명나는 축제 한마당을 즐긴다.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마찬가지다. 6월 한낮 푹푹찌는 더위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멈춤줄 모른다. 오히려 웃음꽃이 피어난다. 사람들의 인심도 한 없이 넉넉해진다. 천년간 이어져오는 동안 여전히 그 날이 불러오는 파급력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들은 그저 다 함께 즐길 뿐이다. 그 날은 바로 신이 인간계에 발을 딛는 날, 천년 축제 ‘단오’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2024 강릉단오제’가 6일부터 13일까지 강릉 남대천 행사장에서 개최된다.
‘솟아라, 단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과 제례, 단오굿 등 지정문화재를 비롯해 시민참여행사, 민속놀이, 각종 체험 등 12개 분야 64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024 강릉단오제의 드레스코드는 한복이다. 한복을 입고 강릉단오제에 오면 사진을 무료로 인화해주거나 푸드코트존의 푸드트럭 이용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올해 아리마당과 씨름장의 위치를 변경했고, 난장 구역을 강남동의 경우 오락, 중앙동의 경우 스낵과 공산품으로 분리해 방문객들의 축제장 관람에 편의를 더했다. 바가지 요금근절을 위해 ‘신고센터’를 신설해 난장 내 식당 가격표 사전고지 및 바가지요금 상시점검 및 신고 접수를 받는다. IoT 기반 무인계수기를 통한 유동인구 파악, 관리요원 확충 등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됐으며, 행사장 내 다회용품 사용 추진을 통해 친환경 축제로 발돋움 할 예정이다.
또 올해 처음으로 단오의 난장·공연·체험을 이머시브 형태로 구성한 ‘추억의 단오’ 공연(유료)과 강릉단오제의 노래인 영산홍가를 활용해 즐기는 영산홍챌린지의 수상팀들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꾸미는 영산홍콘서트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 사업 선정에 따라 국립무용단의 ‘축제’작품이 폐막공연을 장식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을 즐겁게 할 다채로운 이벤트들도 펼쳐진다. 5개의 다리에 오복을 상징하는 포토존을 설치하고 스탬프를 찍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스탬프랠리’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0개씩 진행했던 단오 1000타일의 주인공을 찾는 ‘단오 1000 타일, 리마인드- 추억을 잇다’ 등이 진행된다.
그 밖에 단오더비라 불리는 제일·중앙 축구정기전(6월 9일), 한국형 길놀이로 수만여명이 운집하는 신통대길 길놀이(6월 8일)등을 비롯해 전국 규모의 메이저 씨름대회인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 무형문화재 관련 시연·체험, 각종 청소년 프로그램, 불꽃놀이, 단오 굿즈인 ‘오브젝트 단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김동찬 위원장은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신설하는 등 흥과 신명솟는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