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람들에게는 ‘단오DNA가 있고, 단오피가 흐른다'는 말이 있다.
해마다 단오가 다가오면 강릉 사람들은 괜히 기분이 들뜨고, 단오 주행사장인 남대천 둔치 쪽으로 고개가 돌아간다. 지난 6일 개막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강릉단오제가 13일까지 강릉 남대천 행사장에서 개최된다.
2024 강릉단오제 주제는 ‘솟아라, 단오’다.
“용의 기운이 솟아라, 희망이 솟아라, 그리고 강릉단오제의 위상이 솟아라”라는 뜻이다.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용맹한 용의 기운이 솟아오르듯 강릉단오제의 흥과 신명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발복과 기원의 축제로 천년을 이어 온 강릉단오제를 통해 시민들의 희망이 솟기를 바라는 마음, 끝으로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과 강릉을 알리고 있는 강릉단오제의 위상이 솟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데 담았다.
올해 강릉단오제는 전통 문화의 정수인 ‘제례’와 신과 사람이 소통하는 ‘굿판’,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이 펼쳐지고, 국가 지정 문화재행사, 시민참여행사, 민속놀이 행사 등 12개 분야 64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채로운 공연이다. 난장, 공연, 체험을 이머시브(무대와 객석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자유로운 공간 형태를 제공하는 공연) 형태로 구성한 추억의 단오를 처음 만나볼 수 있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강릉단오제가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 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축제’라는 작품으로 2024강릉단오제 폐막공연을 장식하며 국립한글박물관은 ‘찾아가는 사투리이야기 콘서트’를 강원일보와 함께 단오제 행사장에서 진행해 강릉사투리의 매력과 한글문화의 향유 기회를 지역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는 말레이시아, 몽골,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국외공연과 강릉단오제의 노래인 영산홍가를 활용해 즐기는 영산홍챌린지의 수상팀들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꾸미는 영산홍콘서트도 처음으로 개최돼 눈길을 끈다.
행사장의 변화도 흥미롭다.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아리마당과 씨름장의 위치를 변경했고 난장 구역을 강남동은 오락, 중앙동은 스낵과 공산품으로 분리했으며, 소상공인 직거래 공간을 확보해 지역 상생도 모색한다. IoT기반 무인계수기를 통해 유동인구를 파악해 안전사고에 대처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확충하는 등 행사장 안전관리도 강화된다. 난장 내 식당 가격표 사전 고지 및 바가지요금 상시점검을 위해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신주 시음장, 시민마켓, 푸드트럭 등 행사장 내 다회용품 사용을 추진하고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나 에코팩 사용을 유도해 친환경(ESG) 축제 행렬에 동참한다.
전국 규모의 메이저 씨름대회인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도 개최된다. 남자 체급별 장사전(태백급, 금강급, 한라급, 백두급), 여자 체급별 장사전(매화급, 국화급, 무궁화급), 여자부 단체전 등 3개 종별 3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을 즐겁게 할 다채로운 이벤트들도 펼쳐진다. 행사장을 잇는 5개의 다리에 오복을 상징하는 포토존을 설치하고 스탬프를 찍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스탬프랠리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0개씩 진행했던 단오 1,000타일의 주인공을 찾는 단오 1000 타일, 리마인드 ‘추억을 잇다’도 진행된다. 또 2024 강릉단오제의 드레스코드를 한복으로 정해 한복을 입고 강릉단오제에 오면 사진을 무료로 인화해 주거나 푸드코트존의 푸드트럭 이용시 10% 할인혜택을 제공된다.
축제장에서 강릉의 무형문화재인 방짜수저, 갈골과줄, 전통한과 등 강릉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시연, 전시, 체험도 펼쳐져 무형문화유산의 도시 강릉의 면모를 선보이며 강릉시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100여개의 단오 굿즈인 ‘오브젝트 단오’도 행사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영산홍챌린지에 학생부가 신설되고 단오맞이 청소년 가요제와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청소년 축제인 DYF(Dano Youth Festival), 단오클라쓰 등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이 확대돼 미래 단오 세대들인 청소년들의 축제 참여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찬 (사)강릉단오제위원장은 “‘솟아라, 단오’라는 주제에 맞게 흥과 신명이 솟는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