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강릉단오제 “인간과 신이 하나 되고 서로가 화해하는 한마당”… 강릉 남대천 일대서 “얼쑤”

강릉단오제위원회 | 조회 91 | 작성일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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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솟아라 단오’ 주제로 6~13일 64개 프로그램 진행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전 세계에 강릉 홍보 기대

사진은 지난 2023년 강릉단오제 국사성황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사진은 지난 2023년 강릉단오제 국사성황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강릉단오제가 6~13일 강릉 남대천 행사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강릉단오제의 주제는 ‘솟아라 단오’이다. 올해 청룡의 해를 맞아 용맹한 기운이 솟아오르듯 강릉단오제의 흥과 신명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발복과 기원의 축제로 천년을 이어온 강릉단오제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희망이 솟아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또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전 세계에 한국의 강릉을 알리고 그 위상이 솟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은 주제다.

‘2024 강릉단오제’는 전통문화의 정수인 ‘제례’와 신과 사람이 소통하는 ‘굿판’,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이 펼쳐진다. 국가지정문화재 행사, 시민참여 행사, 민속놀이 행사 등 12개 분야 64개 프로그램으로 풍성하게 마련된다.


지난 2023년 강릉단오제 신통대길길놀이 장면.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대관령을 중심으로 천년 동안 계승

강릉단오제는 대관령을 신앙의 중심 공간으로 해 천여 년 동안 계승돼왔다. 최초의 기록은 1603년 허균이 남겼다. 강릉에서 태어난 허균이 강릉단오제를 직접 보고 ‘성서부부고’에 기록을 남겼는데 이에 따르면 대관령의 산신이 영험해 해마다 5월이면 사람들이 대관령에 올라가서 신을 맞이해 즐겁게 해준다고 했다. 신이 즐거우면 풍년이 들고 신이 노하면 반드시 천재지변을 줘 강릉사람들이 모두 모여 노래하며 서로 경하하고 춤을 췄다는 것이다. 이 기록에는 오늘날까지 전승돼 온 강릉단오제의 축제적 성격이 잘 표현돼 있어 행사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조선조의 강릉단오제는 전국에서 성행한 읍치성황제의 하나로 이속들이 주관하는 민중의 축제였으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모든 읍치성황제가 사라졌으나 강릉단오제만 유일하게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전통을 잇고 있다.

신성한 제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민속 예술적 표현과 놀이, 또 난장이 하나가 돼 민중의 삶을 반영하고 공동체 의식을 도모하는 강릉단오제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보여준다. 대관령을 중심으로 하는 영동지역의 역사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중앙에서 고립된 가운데 쌓아 올린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문화의 내용을 가장 훼손됨 없이 풍부하게 가진 축제이기 때문이다.

강릉단오제는 이러한 특징을 인정받아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됐고, 2005년 11월 25일 유네스코에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인류가 함께 보전해야 할 세계의 축제가 됐다.


사진은 2023년 강릉단오제 때 꽃등뱃노래굿 공연 모습.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전통종교 모두 모이고 화해하는 현장

강릉단오제는 축제를 통해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인간과 인간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오제의 배경에는 종교성이 있지만, 특정 종교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다. 현재 단오제의 종교적 의례는 유교 제사와 무당굿으로 구성돼 있다. 제사 받는 대상은 대관령 국사성황이다. 전승되는 이야기에 의하면 국사성황은 신라 말, 고려 초의 범일국사로 단오제 안에서 불교와 유교가 화해하면서 공존하는 것이다. 또 조선조 당시 무속신앙의 사제인 무당은 천민이었다. 이에 유교와 무속신앙은 성격이 판이해 공존하기 어려웠으나 강릉단오제 안에서 유교는 지배계층의 신앙을 담당하고 무속은 민중신앙의 구심점이 되면서 아무런 갈등 없이 공존하고 있다. 산신제도 형식은 유교식 제사지만 도교적 성격의 의례이다. 따라서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앙해 온 전통종교가 모두 모이고 화해하는 현장이 된다.

강릉단오제 안에서 상충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오로지 공동체의 안녕과 번창을 위한 목적을 위해 정신적 배경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또한 강릉의 역사와 삶의 내용을 반영, 강릉 출신의 인물들(산신인 김유신 장군, 국사성황신인 범일국사, 국사여성황인 정씨 여인)을 수호신으로 축제의 중심에 놓아 공동체 화합의 기능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2023년 강릉단오제 답교놀이 모습.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관노가면극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강릉 사투리와 한글문화 매력 향유

올해 강릉단오제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채로운 공연이다. 난장, 공연, 체험을 이머시브 형태로 구성한 추억의 단오를 행사장에서 처음 만나볼 수 있다. 이머시브는 무대와 객석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자유로운 공간 형태를 제공하는 공연을 말한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강릉단오제가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 사업에 선정돼 ‘축제’라는 작품으로 폐막공연을 장식한다. 또 국립한글박물관은 ‘찾아가는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로 강릉 사투리와 한글문화의 매력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말레이시아, 몽골,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국외공연도 펼쳐진다. 또 강릉단오제의 노래인 영산홍가를 활용해 즐기는 영산홍챌린지의 수상팀들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꾸미는 영산홍콘서트도 올해 처음 선보인다.

행사장의 변화도 흥미롭다.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아리마당과 씨름장의 위치를 변경했다. 또 난장 구역을 강남동의 경우 오락으로, 중앙동의 경우 스낵과 공산품으로 분리했으며 소상공인 직거래 공간도 확보해 지역 상생을 도모한다.

행사장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IoT기반 무인계수기를 통해 유동 인구를 파악, 안전사고에 대처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확충한다. 난장 내 식당 가격표 사전 고지 및 바가지요금 상시점검을 위해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행사장 내 다회용품 사용을 추진하고 비닐 봉투 대신 장바구니나 에코백 사용을 유도해 친환경 축제 행렬에도 동참한다.


2023년 강릉단오제의 단오부채.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2023년 강릉단오제 단오빔.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전국 규모 씨름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

전국 규모의 메이저 씨름대회인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도 열린다. 남자체급별장사전(태백급, 금강급, 한라급, 백두급), 여자체급별장사전(매화급, 국화급, 무궁화급), 여자부단체전, 3개 종별 3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도 펼쳐진다. 강릉단오제의 행사장을 잇는 5개의 다리에 오복을 상징하는 포토존을 설치하고 스탬프를 찍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스탬프 랠리와 2006~2015년까지 매년 1000개씩 진행했던 단오 1000 타일의 주인공을 찾는 ‘단오 1000 타일, 리마인드 추억을 잇다’도 진행된다. 또 한복을 입고 강릉단오제에 오면 사진을 무료로 인화해주거나 푸드트럭 이용 시 1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이와 함께 축제장에서 강릉의 무형문화재인 방짜수저, 갈골과줄, 전통한과 등 강릉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시연·전시·체험도 펼쳐져 바야흐로 무형문화유산의 도시 강릉의 면모를 선보인다. 100여개의 단오 굿즈인 ‘오브젝트 단오’도 행사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영산홍챌린지에 학생부가 신설되고 단오맞이 청소년 가요제와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청소년 축제인 DYF(Dano Youth Festival), 단오클라쓰 등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이 확대돼 청소년들의 축제 참여가 어느 때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또 하나의 학교이며 강릉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오롯이 모여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2024년 강릉단오제 포스터.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지일보 2024.06.03.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강릉단오제는 천년의 세월 동안 그 가치와 의미를 보존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소중한 축제”라며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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