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시공간 초월한 단오제 즐겨보세요”

강릉단오제위원회 | 조회 587 | 작성일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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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열린다. 지난달 27일 강릉대도호부 관아 칠사당에서 마스크를 쓴 제관과 무녀들이 신주 빚기를 하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천년의 축제 강릉단오제가 온라인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단오제를 지켜 온 주축인 (사)강릉단오제위원회와 (사)강릉단오제보존회 모두 새로운 강릉단오제 준비로 분주하다. 축제 진행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강릉단오제위원회와 강릉단오제의 전통을 보존하는 강릉단오제보존회는 천년 축제 강릉단오제를 지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단체다. 지난해 강릉단오제위원장으로 취임한 김동찬(61) 위원장과 올해 초 강릉단오제보존회 설립 이후 최초로 여성 회장으로 취임한 빈순애(61) 보존회장. 온라인 강릉단오제라는 새로운 길을 만든 두 수장을 지난 6일 대관령 산신제 및 국사성황제 현장에서 만났다.

김 "대면의 장 없어져 아쉽고 안타까워
강릉사람들 단오제로 마음 하나 돼
공동체의식 통해 코로나 극복하길"

빈 "강릉단오제와 인연 맺은지 벌써 45년
단오굿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전통
형식은 변했어도 축제 본질 변함 없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온라인 강릉단오제로 올해 행사를 치르게 된 김동찬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강릉단오제를 8일 동안 열리는 축제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음력 4월5일 신주 빚기를 시작으로 한 달 이상 축제가 이어지는데 올해는 온라인 강릉단오제라는 새로운 형식을 만나면서 신주미 봉정 릴레이부터 붐이 일고 있다”며 “특히 호주, 미국, 캐나다, 제주도, 전주, 인천 등 강릉 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해 강릉단오제가 펼쳐지고 있어 색다른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릉단오제는 운명이라고 말하는 빈순애 회장은 “제가 18세 되던 해 굿판에 뛰어들어 강릉단오제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45년이 되고 있다”며 “잠이 안 올 때는 옛날 강릉단오제 생각도 하고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데 옛날에 비해 강릉단오제 시설도 좋아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변했지만 강릉단오굿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축제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달라질 것은 달라지지만 우리가 하는 역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강릉단오제가 지켜 온 전통을 이어가기 때문에 형식의 변화가 본질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릉단오제에 대해 늘 '변화는 있되 변함은 없다'고 말해 온 김 위원장은 “단오 축제의 장은 고된 일상 속에서 일탈을 맛보며 삶의 힘을 얻는 그런 자리였는데 올해는 제의는 있지만 대면의 장이 없어졌다. 참 아쉽고 안타깝다”며 “그러나 우리가 처해진 현실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고려해 온라인 강릉단오제를 펼친다. 물론 우리가 가는 길이 표본은 아니지만 새롭게 용기를 갖고 시도한다는 것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온라인으로 단오굿을 중계하고 전통연희 공연은 사전에 녹화해 보여주고 영산홍 챌린지, 단오갈래 챌린지 등 온라인에서 노는 다양한 챌린지를 해보며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길을 간다”며 “전국 축제 가운데 강릉단오제가 온라인으로 처음 행사를 치르는 까닭에 전국에서도 우리를 주목하고 있고 벤치마킹을 오겠다는 곳도 생겨났다. 이것이 최상은 아닐지라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5년 메르스 때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하는 빈 회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데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1년을 바라 강릉의 수호신을 기다렸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조촐하게 제의를 올리고 단오굿을 펼치지만 마음 깊이 코로나 역병을 물리치고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릴 것이다. 힘들더라도 힘내시고 다 함께 마음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강릉단오제를 통해 오랜 세월 강릉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다. 그것은 단오를 치르고 단오를 본다는 같은 경험에서 공동체의식이 시작됐고 원초적으로 국사성황신을 모시고 축제를 펼친다는 오랜 세월 묵어 온 경외감도 함께 포함된 감정”이라며 “이러한 공동체의식은 정말 힘든 시기에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힘든 삶에 안정감을 주고 자신을 일으켜주는 에너지가 되고 마음을 나누고 공동체를 느낀다. 올해는 오프라인의 축제는 없지만 온라인상에서 강릉단오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공동체의 하나 됨을 느끼고 노는 법도 배우면서 온라인 강릉단오제로 강릉사람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올해는 특히 단오굿이 해설과 함께 중계된다. 빈 회장은 “강릉단오굿 가운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손님굿을 크게 할 계획”이라며 “손님굿은 호환, 마마 등 역병을 가지고 오는 손을 성대하게 대접해 보내는 의식인데 우리의 굿은 아무리 나쁜 것이 있더라도 쫓아내기보다는 먹이고 달래고 위로해 스스로 나가게 하고 치유하게 하는 그런 의미가 내포돼 있다. 코로나19도 극복의 의미를 쫓아내고 없애버리는 것이 아닌 어르고 달래서 인간에게 더 이상 해를 끼치지 말고 잠잠해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는다. 그런 의미에서 손님굿을 할 때 다 같이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온라인에서 강릉단오제가 펼쳐지지만 강릉단오제를 통해 하나로 뭉치는 강릉사람들의 공동체의식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새로운 세상을 맞은 만큼 우리의 미래 세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미래 세상에 온라인 강릉단오제로 새롭게 도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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