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향교 예악원
강릉단오제를 경축하기 위해 마련된 제54회 전국시조경창대회는 국내 시조 경창 명인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자리이다. 경창 종목은 평시조부, 사설시조부, 질음시조부, 명인부, 국창부로 나뉘며 장원·차상·차하·장려상 순으로 시상한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時調)는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로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시조에 가락과 장단을 붙인 노래를 시조창이라고 한다. 시조창은 대금과 장구장단, 무릎장단에 오로지 가객의 음성만이 얹어져 소리가 정갈하고 서정적이다. 마치 계곡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물소리, 숲을 조용히 흔드는 바람의 소리를 닮았다. 그래서 시조창을 듣고 있으면 마음의 소란스러움이 고요함에 묻히는 듯하다.
빠름이 미덕이자 경쟁력이 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때로는 일상의 속도를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 한 음절, 한 구절 천천히 의미를 곱씹으며 즐기는 우리의 전통 소리인 시조창으로 느림의 미학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