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역병(疫病)과 강릉단오제

강릉단오제위원회 | 조회 109 | 작성일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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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일제강점기 때인 1932년 5월 29일자 매일신보는 그 해 강릉단오제 중지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축제 중지 사유는 전염병이었다.당시 신문 기사는 “목하(지금) 강릉 관내에는 수백명의 두창(천연두) 환자가 있고,최근에는 장질부사(장티푸스) 등의 전염병까지 침입해 수십명의 사망자를 보고 있다”며 “금번 전염병은 공기 전염이라는 관계상,다수가 취합하게 되는 공중 회집(會集)은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부득이 중지하게 됐다”고 전염병 창궐 상황과 단오 행사 중지의 불가피성을 비교적 소상히 전했다.

신문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국권을 침탈당하고,민족 전통문화가 질식 상태에 빠졌던 엄혹한 시절에도 강릉 단오제는 쉼 없이 이어졌고,단오제 개최 여부가 주요 뉴스로 다뤄질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됐다는 것이다.

1932년의 상황은 오늘 코로나19 사태와 너무나 흡사하다.전염병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들의 모임을 금지 또는 연기토록 한 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닮은 꼴이다.그런데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듬해 신문 보도이다.1933년 5월 21일자 동아일보는 ‘일층 더 ,굉장히 단오놀이를 준비하고 거행키로 했다’는 기사가 보이는데,이는 전년에 단오제 행사를 중지하면서 가라앉은 민심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릉 단오제는 근년에 들어 불야성 난장을 펼치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판을 접어야 했다.그러나 민초들의 어울림 한마당,단오제는 위기 속에서 더욱 단련되고 있다.올해도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화 축제로 또 한번 지평을 넓히고 있으니 ‘천년 축제’의 생명력을 실감할 수 있다.

역사학자 아놀드토인비는 “역사적인 성공의 절반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일제강점기에도 그러했듯이 비대면 위기가 공동체 화합의 용광로로 단오제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2021.06.15